부하라를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유산을 꼽자면 단연 '카론 미나렛(Kalon Minaret)'을 꼽지 않을까 싶다. 규모 면에서나, 아름아움 면에서나, 그리고 역사나 담겨있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9세기부터 13세기까지 중앙아시아에 존속했던 카라한 칸국(Kara-Khanid Khanate)의 칸이었던 무하마드 아슬란 칸(Mohammad Arslan Khan)은 12세기 초반 부하라에 이슬람교의 부흥을 위해 대규모 건축을 명령했다. 부하라에서 가장 큰 카론 모스크와 함께, 부하라에서 가장 높은 카론 미나렛이 세트로 건립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아슬란 칸은 기존에 없었던 건축을 하겠다고 선포하였다. 이에 건축가 바코(Bako)는 거대하고 화려한 미나렛을 제안했고, 그의 설계도는 왕을 매료시켰다. 결과 바코에 의한 건축이 시작되었다. 바코는 지반공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갑자기 잠적했다. 왕이 큰 마음을 먹고 명한 대규모 건축공사였기에 나라에서는 건축가를 찾기위해 큰 난리가 났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결국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갑자기 바코가 다시 나타났다. 바코는 이와 같이 거대한 미나렛을 위해서는 지반이 단단해지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독촉을 피해 지반이 단단해지기까지 기다리기 위해서는 자기가 사라져야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바코는 건축을 재개하였고, 최선을 다해서 미나렛을 완성시켰다. 또한 바코는 죽은 후 미나렛 옆에 뭍혔다는데, 이는 미나렛에 대한 자신의 책임감이 담긴 것으로 혹시 미나렛이 무너졌을 때, 자신이 거기에 깔려 벌을 받겠다는 것이라 한다.
이렇게 카라한 칸국 최고의 걸작품인 카론 미나렛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과 100년뒤인 1220년, 미나렛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몽골제국의 칭기즈칸이 직접 부하라를 침공한 것이다. 칭기즈칸은 저항한 도시를 완전히 무의 상태로 되돌렸다. 부하라에 앞서 침공한 사마르칸트도 완전히 파괴된 이후였다. 칭기즈칸은 부하라도 완전히 파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카론 미나렛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부하라를 점령한 칭기즈칸은 도시에서 가장 높은 미나렛 아래에 섰다. 이어 높은 미나렛을 올려다보다가 쓰고 있던 모자가 떨어졌다. 칭기즈칸은 모자를 주으려 상반신을 굽혔고, 이 것이 마치 예를 표하는 모습이 되었다. 이에 칭기즈칸은 부하들에게 이 미나렛은 나에게 경의를 표하게 한 건물이니 파괴하지 말라고 명했다고 전한다.
이 전설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론 모스크를 비롯한 카라한 칸국의 건축물들이 몽골군에 의해 대부분 파괴되는 와중에도 카론 미나렛은 살아남았다. 카라한 칸국의 아슬란 칸은 중앙아시아에 이슬람 문화의 꽃을 피운 인물로 기록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남긴 기념비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카론 미나렛을 통해 그의 업적을 볼 수 있다. (카라칸 칸국의 유산은 키르기즈스탄에 위치한 바루나 미나렛과 오즈의 영묘도 있지만 카론 미나렛이 가장 대표적인 유산으로 손에 꼽힌다.)
미나렛의 중간에는 캘리그래피 밴드가 있는데, 이를 통해 후원자가 아슬란 칸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미나렛의 쿠픽 문자로된 벤드도 확인된다. 구운 벽돌로 쌓은 문양은 최상단의 무카르나스에서 가장 정점을 보여준다. 특히 야간의 라이트업 시간에 미나렛의 장점이 도드러진다. 몇 년 전까지는 정상부 전망탑 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2023년 현재는 올라갈 수 없다.
<▲부하라의 다른 볼 거리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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