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멀지만 괜찮을 겁니다."
술과 음식을 잘 아는 지인의 설명이었다. 역시나 청수장을 찾아오는 것은 작은 모험이었다. 두 칸의 아담한 우이신설선 자체가 처음인 자에게는 이미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런 신비로운 마음에 청수장에 들어섰다.
처음부터 먹고자 했던 양념갈비를 주문했다. 갈비는 암갈색의 양념에 빛깔이 좋아 맛이 기대되었다. 불은 가스불이고, 망은 아주 얇은 일회용 망인 듯. 따로 구워주는 형태는 아니었다.
갈비 양념은 비주얼에서도 특별했던 만큼, 맛도 특별했다. 적당한 달콤함이 고기에 베여있어서, 살짝 표면을 그을려서 구워 먹었더니, 소주가 절로 따라 들어갔다. 특이하다고 했지만 이 요리의 범주는 확실히 양념갈비였다. 그것도 맛있는 양념 갈비.
진한 된장같은 특재 소스가 1인당 하나씩 부여되는데, 아마 이 소스가 양념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상추쌈에 갈비, 그리고 마늘과 특제 소스의 조합은 연이은 건배를 불렀다.
결국 고기 한 점에 소주 한잔씩 하다 보니 둘이서 3병을 비웠다. 마지막으로 냉면 한 그릇을 시켜서 나눠먹고자 하였는데, 기대치 않았던 냉면 맛에 감동을 또 받았다. 결국 소주 한 병을 더 시키게 되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집 냉면이 이미 유명한 것이었다.
점점 이런 매력있는 식당들이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는 생각이 많다. 특별한 맛을 보유한 식당들은 죄다 프랜차이즈가 되면서 그 특별함이 사라진다. 그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꼭 그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 그 찾아가는 길에서부터 맛은 시작되는데... 아무쪼록 오래 이 모습을 간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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